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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about coffee] 원두 로스팅 8단계에 관하여

by Overthinking 2019.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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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 하기 전의 생두 향을 맡아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원두와는 완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향뿐만 아니라, 생두의 맛도 커피의 맛과는 너무나 달라 우리가 아는 커피를 연상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생두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원두로 탄생되는 것일까.


정답은 바로 로스팅이다. 흔히 '커피를 볶는다'라고 표현을 한다.

배전이라고도 부르는 이 과정은 생두 속의 잠재된 맛과 향을 끄집어내는 중요한 과정이다.
연하고 부드러운 커피에서 진하고 쓴 커피까지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개인의 커피 취향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계이다. 오늘은 로스팅의 기본 원리와 단계 별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 로스팅에 따른 물리적, 화학적 변화


로스팅이란 생두에 열을 가해 원두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가하는 과정이다.

원두에 가해진 열은 원두의 물리적 변화와 동시에 화학적 변화도 함께 일으킨다.


먼저 물리적으로는 원두의 무게는 가벼워지지만 부피는 커지는데, 이유는 열을 공급받으면서 수분과 함께 여러 가지 성분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무게가 약 12~20% 정도 감소하며, 수분 역시 12% 였던 수분이 4% 정도로 감소한다. 
하지만 부피는 반대로 약 30~60% 정도로 커지며, 생두의 세포벽이 열로 인해 부드러워지며 단단했던 생두에서 그라인더로 분쇄가 가능한 상태가 된다.

생두는 필요한 로스팅 정도에 따라 160~240도 사이 온도에서 약 15~20분 정도 볶아지는데, 이때 커피 속 성분들도 같이 변화한다. 생두의 다양한 성분(당분, 아미노산, 클로로겐산 등) 중 항산화 작용이 강하다고 알려진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으로부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커피의 쓴맛' 이 나오며, 커피콩 특유의 갈색 빛이 나타나게 된다.

 

 

 


/ 로스팅 분류법

 

일반적으로 로스팅 정도는 원두 색깔로 구분한다. 

국내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통적인 '8단계 분류법' 과 'SCAA 분류법' 이 사용되고 있다.

8단계 분류법은 국가마다 선호하는 로스팅 정도에 따라 그 국가, 혹은 도시의 이름을 각 단계에 따서 붙였다.
가장 낮은 로스팅 포인트부터 높은 로스팅 포인트 순으로 각각 ‘라이트(Light)’, ‘시나몬(Cinnamon)’, ‘미디엄(Medium)’, ‘하이(High)’, ‘시티(City)’, ‘풀 시티(Full-City)’, ‘프렌치(French)’, ‘이탈리안(Italian)’으로 불린다. 라이트는 가장 약하게 볶은 것으로 밝고 연한 황색이다. 반면 가장 강하게 볶은 이탈리안은 검은색에 가깝다.

SCAA 분류법은 보다 더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 분류법이다. ‘에그트론(Agtron) 사(社)’의 ‘M-basic’이라는 커피 색도계를 기준으로 하여 총 8단계로 구분한다. #95~#25까지 8단계가 있으며, 숫자가 높을수록 원두 로스팅 포인트가 낮아 색상이 밝다. 

#95(Very Light), #85(Light), #75(Moderately Light), #65(Light Medium), #55(Medium), #45(Moderately Dark), #35(Dark), #25(Very Dark) 순이다.

 

 


/ 로스팅 8단계

 

국내에서 아직까지 보편적으로 '8단계 분류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8단계 로스팅에 대해 알아보자.

 

1. 라이트 로스팅(Light Roasting) – 최약배전
1920~1930년대, 영국에서는 라이트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즐기는 경향이 있었다. 라이트 로스팅은 로스팅의 초기 단계로, 매우 약하게 볶은 상태를 말한다. 수분이 막 빠져나가기 시작하며, 생두 부피가 아직 부풀지 않은 상태다. 원두 색은 밝고 연한 황색을 띤다. 커피 특유의 향을 느끼기보다는 곡물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나는 편이다. 신맛이 매우 강하며, 단맛, 쓴맛, 바디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는 거의 유통되지 않으며, 주로 테스트 용으로 사용된다.

 
2. 시나몬 로스팅(Cinnamon Roasting) / 약배전
생두의 외피(silver skin)가 제거되기 시작하며, 흔히 ‘1차 크랙’이라 부르는 갈라짐 현상이 일어난다. 색은 황색에서 점점 더 황갈색으로 변하는데, 시나몬 색과 유사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 단계에서는 커피의 신맛이 두드러지며, 약간 단맛과 쓴맛이 나는 편이다. 산미가 좋은 원두들은 이 단계에서 산미가 활성화된다. 신맛을 즐기고 싶다면 이 단계의 원두가 이상적이나, 원두의 질감은 아직 딱딱하여 찾는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3. 미디엄 로스팅(Medium Roasting) / 중배전
1차 크랙이 일어난 후, 2차 크랙이 일어나기 전까지 로스팅하는 단계로, 이름처럼 8단계 중 중간 수준으로 원두를 볶는다. 밝은 갈색 또는 밤색을 띠며, 쓴맛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단계다. 부드러우면서도 신맛, 단맛, 약한 쓴맛을 적절히 느낄 수 있다. 주로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에 사용되어 ‘아메리칸 로스팅(American Roasting)’이라고도 부른다.

 
4. 하이 로스팅(High Roasting) / 강중배전
로스터에서 많이 로스팅되는 단계 중 하나로 미디엄 로스팅보다 약간 더 진행된 상태를 일컫는다. 2차 크랙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까지 볶는다. 원두의 색은 진한 갈색이며, 이 단계부터 산미가 엷어지고 단맛이 두드러지나, 그 조화가 좋은 편이다. 부드러운 레귤러커피 추출은 물론이고, 핸드드립 용도의 원두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5. 시티 로스팅(City Roasting) / 약강배전
많은 로스터들이 ‘로스팅의 표준’이라고도 칭하는 단계다. 2차 크랙이 시작된 이후 몇 초간 더 볶으면 시티 로스팅 단계의 원두가 로스팅된다. 원두의 색은 풍부한 갈색, 또는 진한 밤색을 띠며, 신맛과 단맛의 변화가 아주 큰 구간이다. 약한 신맛과 쓴맛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으며, 다소 강한 향미가 특징이다. 스페셜티 커피에 적합한 강도이며, 스트레이트 커피로도 사용된다. 여담으로 시티 로스팅의 ‘시티(City)’는 이 로스팅을 고수하여 즐겼던 곳인 뉴욕(New York city)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6. 풀 시티 로스팅(Full-City Roasting) / 중강 배전
이 단계부터 ‘다크 로스트(dark roast)’로 분류된다. 풀 시티 로스팅은 2차 크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인데, 원두의 색은 짙은 초콜릿색을 띄게 되며 스모키한 향이 나기 시작한다. 신맛은 거의 없는 편이며, 진하고 쓴 커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이스커피와 에스프레소 커피의 표준으로 크림 또는 우유를 가미하는 다양한 베리에이션 메뉴에 잘 어울린다. 1920~1930년대 독일에서 주로 풀 시티 로스팅을 이용했다고 한다.

 
7. 프렌치 로스팅(French Roasting) / 강배전
‘다크 로스팅의 대명사’로 불리는 단계다. 1920~1930년 프랑스에서 주로 이 로스팅 방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프렌치(French)’라는 접두사가 붙었다. 강한 스모키 향에 원두 색은 진한 초콜릿 색을 띠며, 원두 표면에 커피 오일이 묻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의 산미는 사라지고 쓴맛과 커피 특유의 진한 맛, 중후한 맛이 강조된다. 뒷맛이 달다는 평도 있으며, 커피의 진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 좋은 로스팅으로, 주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사용하는 로스팅 단계이기도 하다. 단, 로스팅 단계 변화 시간이 매우 짧아, 실제 로스팅 시 순발력을 요한다.

 
8. 이탈리안 로스팅(Italian Roasting) / 최강배전
가장 강하게 원두를 볶은 로스팅 최종 단계다. 원두 색이 숯에 가까운 검은색이며, 표면에 커피 오일이 완연하게 나와 표면이 반짝거린다. 진한 쓴맛이 정점을 이루며 바디감은 줄어든다. 원두에 따라서는 타는 향이 나기도 한다. 로스팅 시간이 극히 짧아 매우 빠르게 커피를 볶아내는데 숙달되어 있지 않다면 원두가 타는 경우가 부지기수.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어 붙여진 이름이고, 에스프레소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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